이런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관계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. 관계는 감정의 교류에서 시작된다. 시선, 몸짓, 반응처럼 말로 다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이 오가는 순간 우리는 관계 안에 있게 된다. 대상이 반드시 사람일 필요는 없다. 감정을 주고받는 존재라면 동물 역시 유대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. 나는 반려견과 함께 혼자 살아가는 한 친구를 알고 있다. 그는 9년 넘게 반려견 벤지를 가족처럼 돌보고 있다. 출근 중엔 강아지 유치원에 보내고, 주말이면 부모님과 벤지를 함께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. 노견이 된 지금은 시력도 좋지 않은 벤지를 더욱 살뜰히 돌보고 있다. 그런 친구를 보며 나는 안다. 가족이라는 이름은 혈연이나 인간관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을.